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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ESG 채권 발행 열풍 식었나?…시장 환경 변화에 '주춤'

by 우먼타임스 2023. 6. 8.

2023년 5대 은행 ESG 채권 발행 우리은행이 유일


우먼타임스 = 손성은 기자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채권 발행 열풍이 한풀 꺾인 모양새다. ESG 경영이 글로벌 경영 화두로 떠오르며 기업의 ESG 활동이 기업가치 평가 중요 요소로 떠올랐다. 국내에선 금융사가 ESG 경영 트랜드를 선도했다. 적극적으로 ESG 채권을 발행하고 이를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하지만 2023년 금융권의 ESG 채권 발행은 주춤한 상황이다. 특히 국내 은행산업을 주도하는 5대 은행의 올해 ESG 채권 발행 실적은 1건에 불과했다.

우리은행은 올해 5대 은행 가운데 유일하게 ESG 채권을 발행했다. (우먼타임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기준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 등의 5대 은행 가운데 올해 ESG 채권을 발행한 은행은 우리은행 단 한 곳이다.

ESG 채권 발행은 최근 몇 년 사이 글로벌 경영 트랜드 변화와 관련이 있다. 사회 곳곳에서 기업의 사회적책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기업의 사회적책임 관련 활동은 기업가치 평가 핵심 요소로 자리 잡았다.

ESG 채권 발행은 기업의 ESG 경영 활동을 대외적으로 알리는 동시에 자본을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이다. ESG채권은 녹색, 사회적, 지속가능 채권으로 나뉜다. 녹색채권은 환경친화적 사업에 투자하기 위해 발행하는 채권이다. 사회적채권은 사회적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한다. 환경친화적이고, 사회가치를 창출하는 사업에 투자할 기금을 마련하기 위한 혼합형 지속가능채권이다. 발행 자금은 모두 친환경 활동과 사회가치 창출 등에 관련된 용도로만 사용된다.

국내에선 지난 2020년께 ESG 채권 발행이 본격화됐다. 다만 국내 ESG 경영 트랜드를 주도한 금융권은 좀 더 이른 시기에 ESG 채권을 발행했다.

5대 은행 가운데 ESG 채권을 가장 먼저 발행한 곳은 우리은행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8년 2월 20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5대 은행 가운데 ESG 채권 발행 실적이 가장 많다. 총 7차례에 걸쳐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발행 규모는 2조 5000억 원에 이른다. 우리은행은 올해 5월 말 40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또다시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2018년 8월 2000억 원 규모의 채권 발행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총 4차례에 걸쳐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누적 ESG 채권 발행 규모는 9600억 원으로 나타났다.

국민은행은 2021년 2월 5000억 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하고 같은 해 3월과 6월 각각 10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과 3300억 원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ESG 채권 발행 규모는 9300억 원이다.

농협은행은 2021년 8월 1500억 원 규모의 녹색채권을 발행했다. 이어 같은 해 12월 1500억 원, 2022년 9월 2500억 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하나은행은 2021년 6월과 2022년 6월 총 2차례에 걸쳐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총발행 규모는 7310억 원이다.

5대 은행 가운데 우리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은 지난 2022년을 마지막으로 ESG 채권 실적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는 이같은 현상을 지난해 시장 환경 변화에 따른 우려가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국을 시작으로 각국 정부가 코로나19에 따른 양적 완화 정책에서 긴축 기조로 돌아서 금리가 올랐다. 또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 등에 따라 투자 심리가 위축되면서 채권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었다. 자연스레 은행들의 ESG 채권 발행도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난해 금리가 상승하면서 금융비용 증가 부담이 커졌다”면서 “더욱이 세계 각국이 긴축 기조로 돌아서는 동시에 경기침체 우려가 확산하면서 당장에 자본 조달이 필요하지 않다면 무리하지 않는 보수적 경영 방식이 강화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채권 시장이 부진한 가운데 은행 역시 무리해서 ESG 채권을 발행할 필요가 없었다”면서 “채권 시장이 점점 안정되고 있는 만큼 향후 은행들도 ESG 채권 발행 비중을 서서히 높여나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