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 5일 세계 환경의 날 고려대에서 기념행사
환경시민단체 정부의 반환경정책 비판 시위도
우먼타임스 = 유진상 대기자
6월 5일은 '세계 환경의 날'이다. 1972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개최된 국제연합 총회에서 ‘유엔(UN) 인간환경선언’을 채택한 뒤 이날을 세계 환경의 날로 지정했다.
◇ 올해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퇴치'
한국은 1996년부터 이날을 법정기념일로 정해 매년 정부 차원의 기념행사를 개최해왔는데 올해로 28회째이다. 유엔 인간환경회의는 산하에 전문기구인 유엔환경계획(UNEP)을 설치하고, 1987년부터 매년 세계 환경의 날의 주제를 선정 발표한다.
올해의 주제는 '플라스틱 오염퇴치(Beat Plastic Pollution)’로 정했다. 환경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에서 기념식을 갖는다. 국내 기념식 주제는 ‘더 나은 미래를 위해, 지금부터 우리가’로 정했다. 일상에서 플라스틱을 줄이는 국민 모두의 실천과 노력으로 탄소중립을 실현하자는 의미라고 한다.
이날 기념식에 앞선 식전 행사로 일상 속 플라스틱 사용은 줄이고, 착한 소비를 실천하기 위한 ‘바이바이 플라스틱' 캠페인 출범식이 열린다. 이후 기업, 지자체, 시민사회 등과 연계해 탈플라스틱 캠페인을 전국으로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념식에서는 사회 각 분야의 환경보전 유공자 37명이 정부포상을 받는다. 이밖에 유망 환경 신기술 보유 업체의 홍보전시를 비롯, ‘쓰.확.행(쓰레기를 줄이는 확실한 방법)’ 카드지갑 만들기, 자투리 가죽을 활용한 열쇠고리 만들기 등 새활용 체험관도 함께 선보인다.
◇ 기념식 장소로 '고려대 선정' 구설
하지만 기념식 장소로 왜 고려대학교를 선정했는지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다. 지금까지 환경의 날 기념식을 대학에서 진행한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과거에는 코엑스와 세종문화회관을 비롯, 인천수도권매립지, 시화호, 한강노들섬, 여의도·올림픽공원, 국립공원, 마포 문화비축기지 등에서 개최해왔다.
소문에는 환경의 날 부제 선정이 번복된 데다 행사장 섭외 담당자도 장소예약 시기를 놓쳐서 부랴부랴 정한 곳이 고려대였다는 후문이다. 이에 대해 환경부는 "그린캠퍼스, 미세먼지·탄소중립 특성화대학원으로 선정됐고, 최근 그린리더십 교과 운영대학으로도 선정되는 등 환경정책에 적극적이고 실천을 선도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행사 장소로 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물론 대학에서 기념식을 열지 말라는 규정은 없다. 출입기자들조차 굳이 현 환경부 장관의 출신대학을 행사장으로 선택한 것은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라고 지적했다. 환경단체 관계자는 "지난 3월 '국립공원의 날' 기념행사가 열렸던 광주 무등산국립공원에서 환경부 규탄 시위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한편 광주 동부경찰서는 최근 지난 3월 3일 국립공원의 날 기념식이 열린 광주무등산에서 과격 시위를 한 혐의로 집회 신고자인 환경단체 관계자를 불구속 송치했다. 당시 광주 환경운동연합을 비롯한 환경단체 회원 100여 명은 '제3회 국립공원의 날' 기념행사장에서 환경부장관 진입을 막고, 도로에 드러눕는 방식으로 시위를 벌였다.
◇ 환경부, 국민공감 정책으로 신뢰 회복해야
각종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부의 환경영향평가와 물 관리 방식 등을 놓고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설악산 케이블카, 제주신공항 건설 승인, 4대강 수질 논란, 일본 방사 능오염수 방류, 원자력 친환경 에너지 포함 등을 놓고 환경시민단체와 갈등을 빚어왔다.
환경의 날 기념식이 열린 5일, 여의도와 고려대에서는 국회와 정부규탄 시위와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이날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는 먹물을 듬뿍 뒤집어 쓴 청년 기후활동가들이 CO₂(이산화탄소)라 적힌 커다란 검은 공을 짊어진채 '무거운 탄소부담, 국회는 행동하라'며 각성을 촉구했다.
오후 1시 고려대학교 인촌기념관 앞에서도 한국환경회의가 생태학살 중단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이들은 윤석열 정부에 대해 "국토를 향한 난개발, 기후위기 시대에 전국을 뒤흔드는 공항 공화국의 전조, 각종 자원순환 정책의 파행 등 인류의 안녕을 해하는 명백하고, 뚜렷한 역진을 거듭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국토의 보전에 대한 의지가 없고, 미래세대가 누려야 할 권리를 빼앗고, 지구환경에 위해를 가하는 환경부를 규탄한다"면서 "2023년 환경의 날 환경정책의 실종을 고발하고, 유해하며 무용한 환경부를 규탄해야 하는 현실이 개탄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환경운동연합은 지난주 서울 광화문에서 "정부는 케이블카, 신공항건설, 녹조방치, 일본 방사능 오염수 투기 찬성, 기후위기 방치 등 반환경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며 "정부는 환경파괴 폭주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보전을 위해선 주무부처인 환경부 역할 역할이 중요하다. '힘없는 들러리 부처, 개발부처 2중대' 등 그 동안 쓴소리를 많이 들어왔다. 세계 환경의 날을 계기로 환경부가 심기일전, 각종 환경문제 해결을 위해 본연의 제목소리를 내주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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