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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타임스] [사고 그 이후 ②] 영등포 도림보행교 철거 후, 징검다리 개통

by 우먼타임스 2023. 6. 8.

 

엿가락처럼 늘어졌던 다리 완전 철거

도림천에 계단과 징검다리 설치 이용

 

우먼타임스 = 유진상 대기자

엿가락처럼 휘었던 영등포 도림보행교가 철거되고, 대신 도림천에 계단과 징검다리가 놓여져 7일 오후 개통식을 가졌다. (우먼타임스)

도림천을 가로질러 도림동과 신도림역을 연결한 보행교가 완전히 철거되고, 징검다리가 놓였다. 관할구청인 영등포구는 철거된 보행교 대신 계단과 징검다리 공사를 끝내고, 7일 오후 개통식을 가졌다.

 

도림보행교는 올해 1월 3일 갑자기 엿가락처럼 휘었다는 신고를 받고, 전면 통행을 금지시켰다. 안전을 우려해 보행교뿐만 아니라, 다리 아래 산책로와 자전거도로까지 통행을 막아 평소 이곳을 이용하던 시민들은 큰 불편을 겪어야 했다.

 

하천변을 따라 산책 나온 시민들은 되돌아가거나 신도림역사 2층을 이용해야만 반대쪽으로 이동할 수 있었다. 보행교 철거 후 산책로와 자전거도로 통행이 재개됐지만 기존 다리 대신 계단과 징검다리를 놓는 공사를 진행해왔다.

 

철거되기 전 통행이 금지됐던 도림보행교. (우먼타임스)

 

이날 징검다리가 개통되면서 5개월(155일)여 만에 도림천을 걸어서 건널 수 있게 됐다. 철거된 도림보행교는 길이 104.6m에 폭 2.5m로, 철강재를 삼각형으로 만든 트러스 구조에 교각없이 아치형태로 세워졌다. 총사업비 28억 8000만원을 들여 착공해 2016년 5월 개통했다.

 

이런 다리가 7년도 못 버티고, 완전 철거돼 아까운 혈세만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여기에 다리를 철거하는데 3억 여원이 들어간 것으로 알려져 총 32억원을 날려버린 셈이다.

 

징검다리 개통을 지켜본 주민 반응은 시큰둥하다. 개통식을 지켜봤다는 한 주민은 "막대한 혈세를 들여 놓은 다리가 부실공사로 사라졌다"며 "결국 계단과 징검다리를 이용해 하천을 건너다니라고 한 것은 편의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유아를 태운 유모차나 보행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야하는 사람은 계단을 이용할 수 없다"면서 "또한 비가 오면 하천변 통행을 통제하는데 징검다리도 물에 잠겨 이용할 수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도림천 징검다리 개통을 알리는 현수막. (우먼타임스)

인근 대림동 공동주택에서 20년 넘게 살고 있다는 주민은 "애초부터 그 다리는 놓을 필요가 없었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가까운 곳에 널찍한 다리가 있는데 조금 돌아다니면 되는 것 아니냐"면서 "철길 다리도 높지 않은데 바로 옆에 또 다리를 놓아 홍수가 나면 물길을 막게 됐을 것이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다른 주민은 "자전거 도로를 지나서 하천을 건너야 하기 때문에 충돌 위험이 있다"며 "어차피 징검다리를 놓았다면 자전거도로 좌우측 전방 바닥에 '속도를 줄이라'는 경고 문구 등 최소한의 안전장치도 마련해 달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인근 주민들의 의견도 엇갈리는 가운데 관할 구청인 영등포구는 징검다리 개통에 이어 향후, 추가로 다리를 놓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구청 관계자는 "서울시 예산이 확보되는 대로 철거된 곳에 다리를 놓을 방침이다"면서 "착공 시기는 언제가 될 지 현재로선 알 수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