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경부 유해야생동물 지정여부 검토 중
겨울철새 가마우지 텃새화 개체수 급증
대식가로 어장피해, 분변으로 산림피해
우먼타임스 = 유진상 대기자
가마우지는 전 세계에 32종이 분포한다. 대표적인 종으로 민물가마우지· 바다가마우지· 쇠가마우지를 꼽는다. 주로 해안에서 생활하지만 강이나 호수에서도 볼 수 있다.
가마우지 중에서 크고 흔한 종은 민물가마우지로 뺨이 흰색이고, 몸길이가 90cm를 넘는 것도 있다. 물속으로 잠수하여 물갈퀴가 달린 발로 힘차게 헤엄쳐 물고기를 사냥한다.
민물가마우지는 연해주와 사할린에서 번식하고, 한국과 일본에 내려와 겨울을 보내는 철새였다. 그러나 기후변화로 기온이 상승하고 천적이 사라지면서 텃새화돼 눌러살기 시작했다. 개체수도 크게 늘어 전국 어디서나 흔하게 발견된다.
가마우지는 목구멍이 유연해서 큰 물고기도 통째로 삼킬 수 있다. 이런 습성을 이용해서 고기잡이에 동원되기도 한다. 긴 목에 끈을 묶어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한 뒤 토해 내게 한다.
일본의 나가라카와 우가이 지역, 중국의 계림 지역에서는 전통적으로 가마우지를 이용해 물고기 잡는 것을 관광 상품으로 시연하기도 한다. 이 독특한 고기잡이 방식은 지금도 관광객을 불러모으고 있다.
국내에서 월동하는 민물가마우지는 3만 2000여 마리(지난해 1월 기준)로 추산된다. 개체수가 늘다보니 어업과 산림피해가 늘면서 민원도 잇따르고 있다. 강원도와 충북 단양군 등 지자체들이 민물가마우지를 유해야생동물로 지정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민물가마우지 성체는 하루에 700~750g, 어린 개체도 하루에 500~700g의 먹이를 먹는다. 어민들은 "먹성이 좋아 민물가마우지가 훑고 지나가면 물고기 씨가 마를 지경이다"고 볼멘소리를 한다.
배설하는 분변도 문제다. 민물가마우지가 서식하는 장소의 나무도 배설물로 뒤덮이면서 고사하는 '백화현상'이 곳곳에서 목격되고 있다.
급기야 환경부가 가마우지 개체수를 줄이기 위한 방안찾기에 나섰다. 환경부는 21일 전문가 간담회 등 의견수렴을 거쳐 다음달 중 민물가마우지의 유해야생동물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되면 지방자치단체장 허가로 가마우지를 포획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는 빈 둥지를 재활용하지 못하게 제거하는 등 번식을 방해하는 '비살생적 방식'만 가능했지만 '살생'이 가능해진다.
농작물에 지속적으로 피해를 주는 까치와 참새, 어치, 직박구리, 까마귀, 민가까지 내려오는 멧돼지 등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있다. 통계(2021년 한해)에 따르면 유해야생동물로 포획된 동물은 44만 2800여 마리다.
민물가마우지 포획이 가능해진다면 적잖은 논란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살생적 방식으로 가마우지 인위적 개체수 조절에 나선 지 1년밖에 안 됐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지난해 7월 지자체에 민물가마우지 개체 수 조절 지침을 내려보낸 바 있다. 지침에는 "민물가마우지로 인한 경제적 피해 자료가 충분하지 않고, 다른 개체 수 조절법을 적용해보지 않은 상태이므로 바로 살생하는 방법보다 비살생적 방식을 활용하는 단계적 관리 방안을 시행하고자 한다"고 돼 있다.
아울러 "비살생적 방법을 적용한 뒤 효과를 관찰하고, 그 과정에서 양식장·낚시터 등의 피해를 검토한 뒤 포획 등 적극적 방법을 적용할지 판단하겠다"며 "미국은 2021년 2월 쇠가마우지 관련 규칙을 개정하면서 살생하기 전 비살생적 방법을 우선 적용하도록 했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과연 지금처럼 비살생적 방법만으로 개체수 조절에 나설지, 유해야생동물로 지정돼 총포로 잡을 수 있게 될 지는 7월 중 결정된다.
이와 관련 김종률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친 뒤, 유해야생동물 지정 추진 여부를 신속하게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가마우지 #유해야생동물 #비살생적개체수조절 #환경부
'목소리'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우먼타임스] [도란 작가의 ‘책에 비친 여성’] 전쟁을 지켜보는 우리의 몫 (0) | 2023.07.13 |
---|---|
[우먼타임스] [도란 작가의 ‘책에 비친 여성’] 주홍글씨 고쳐쓰기 (0) | 2023.06.27 |
[우먼타임스]지금은 여성 예능 전성시대... 그러면 다음은? (0) | 2023.06.23 |
[우먼타임스] [환경칼럼] 공공기관 구조물, 조류충돌 저감장치 의무화 (1) | 2023.06.12 |
[우먼타임스] [환경칼럼] EPR제도를 아십니까? (0) | 2023.06.12 |